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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티, 과연 신세계일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8/09/16 [20:12]

스마트 시티, 과연 신세계일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8/09/16 [20:12]

지금 우리는 알게 모르게 '4차 산업행' 열차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산업시대를 거쳐 정보화 혁명을 지나 모든 정보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 매체 등에서 복잡하게 여러 혁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홍보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노동시간이 그다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또 우리는 주변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바쁘게 그리고 고립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젊고 늙음의 구분없이 고독사가 늘어 나고 있습니다. 점점 초연결 시대에 들어가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들은 소통과 거리가 먼 점점 더 고립된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과연 '파라다이스'라고까지 칭하며 홍보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소산물인지 궁금해집니다.

 

사람들의 고립화가 시작된 계기를 아파트 문화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아파트는 도시화를 급속도로 가속화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사람들에게 '도시 속의 고립된 섬'을 선물해 줬습니다. 그리고 효율적이고 편리하지만 이웃의 정이 사라지고 소통이 없어지고 동네길과 대청마루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시청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이유는 왜 일까요? 우리나라에서의 아파트 문화를 지난 독재정권 때 "저항하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하는 주장이 꽤 있는데 공감하시는지요?

 

유럽과 미국에서의 아파트는 노동자, 이민자같은 저소득층의 임시주거지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중산층은 교외에 위치한 정원 딸린 주택을 선호합니다. 돈있는 사람들이 굳이 닭장처럼 갇힌 공간에서 살고 싶어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스마트 시티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걸까요? 스마트 시티는 아파트 문화를 좀 더 지능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말입니다.

 

'피터 노왁'은 "우리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많은 것을 제거 했지만, 반면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고 주장합니다. 즉 4차 산업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제공해주지만, 또한 많은 행복을 뺏어 갈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뇌과학자라고 불리는 카이스트의 정재승 교수는 알뜰 신잡에서 스마트 시티에 관해 여러 긍정적 요소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분이 지식을 앞세워 주장하는 스마트 시티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않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정부에서는 세종시(5-1지역)와 부산(에코델타시티)에 1조 7천억 원을 투자해서 2022년까지 스마트 시티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빈 부지에 4차 산업 관련기술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게 하겠다"는 도시계획(안)입니다. 세종시 총괄 책임자는 다름아닌 정재승 교수입니다.

 

정 교수는 "공유 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신교통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스마트 시티 입구까지만 개인 소유 자동차를 들어오게 하겠다. 도시안에서는 공유자동차, 자전거 등을 이용하도록 하겠다" 하면서 "리빙, 쇼셜, 공동시설이 핵심 요소인 신도시 개발이 목표"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일터 또한 가까운 곳에 있도록 하겠다. 주거, 공동문화, 공동시설은 한 공간에" 다시말해서, "이제는 일하는 공간과 가정이 굳이 멀리 떨어져 있을 이유가 없다. 즉 산업단지공단이 가까이 있을 이유가 없다. 공단에서 하는 제조 작업은 AI가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에 대한 시스템의 변화를 추구합니다. 또 드론과 무인교통을 통해 택배 전송을 합니다. 즉 인간이 하는 노동시장이 점점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향후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한가지 예를 들어봅니다. 스마트 시티 입구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도시 내에서 공유 자동차를 사용하게 된다면 점차 자동차 소유 필요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부유층들은 이러한 불편한 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자동차 소유가 줄어들게 되면 규모의 경제가 줄어들게 되고 자동차 산업의 위축으로 경제에 악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습니다. 산업의 선순환 발전과는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2021년 부터 세종시 5-1 생활권에는 1만 5천가구(약 3만명)가 입주를 시작하는데, 이 도시에서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이용해도 된다는 동의서를 받고 입주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거주민에게 Data기반 도시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겁니가.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입주민에게는 유럽의 기본 소득 즉 100만원/월 블럭체인 암호화 화폐로 지급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적 시스템으로 점점 바뀌게 됩니다.  

 

즉 세종시 전체를 4차산업도시의 리빙 맵으로, 그리고 사회문제를 정보기술 IT로 해결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대신 세종 코인(돈)을 무상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해서 세종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정보시스템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게 됩니다. 거주민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든 게 노출됩니다. 또 수집된 개인정보는 미식별된 정보로 관공서에서 관리하게 됩니다. 마치 조지 오웰의 '1984' 같지 않나요?

 

그렇다면 과연 이게 우리가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의 혜택일까요?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는 보행인의 안전을 담보해주지만, 사생활 침해를 동시에 가져옵니다. 이렇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음과 양, 두 가지를 가져다준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않되겠습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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