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특수학교 설립'에 조건을 붙인다?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8/09/11 [12:33]

'특수학교 설립'에 조건을 붙인다?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8/09/11 [12:33]

20187년 9월 5일 서울 강서구에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호소하면서 무릎 꿇은 학부모(엄마)들의 모습과 그런 학부모들 곁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김성태 의원의 뒷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자 많은 국민들이 분개했습니다. 무릎 꿇은 엄마들은 "아이들이 몰라서 다행이다. 상처는 우리 부모들이 안고 가마" 이것이 선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서울시 교육청과 해당 지역 국회의원(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리고 학부모들이 원만하게 대화해서 학교 설립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아든 이해하기 힘든 뉴스를 보면서 해당 학부모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분개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한방병원 부지를 제공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김성태 의원이 협정서를 들고 환한 미소지으며 다정하게 사진 찍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이유, 그리고 다음 총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관철시키고야 말겠다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억지스러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지역구 의원이 해결해야 하는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일과성 민원으로 소화하면 되는 걸까요? 공익에 앞서 자신의 다음 총선을 위한 김성태 의원의 이런 이기적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오죽하면,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이 김성태 의원의 이해하기 힘든 이런 꼼수를 보고 '같은 정치인으로 부끄럽다'며 비판하겠습니까? 그런데 반성은 커녕 '나쁜 합의다'고 비판한 나경원 의원에 대해 "철딱서니 없다"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핀잔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시의원들도 서울 강서지역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최근 이뤄진 교육감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합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들은 "특수학교 설립은 교육감의 고유 권한인데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한방병원 건립 부지 협조 등을 뼈대로 한 합의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한방병원 부지를 제공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걸까요? 이런 식으로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데 어떤 조건을 붙이고 또 그걸 들어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 일이 특수학교를 자칫 혐오시설로 인식되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매우 걱정됩니다. 

 

'특수학교 설립 조건으로 한방병원 유치' 이런 거래관계로 인식되는 슬픈 모습을 우리는 지금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그것을 바라보는 장애인 부모들의 마음, 어떨지 한번 헤아려 주시길 권유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장애인 학부모들에게만 해당 되는 일이 아님을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교육감의 고유권한인 특수학교 설립인가를 불필요하게 왜 지역구 국회의원과 합의했는지 조희연 교육감의 태도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조희연 교육감은 "자신의 고유권한을 행사하는데, 왜 지역구 국회의원과 합의를 해야 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런 좋지 않은 것이 선례가 생기게 되면 -앞으로 이런 유사 사례에 딴지를 걸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생각만 해도 끔직합니다. 이런 걸 '적폐'라고 하지 않나요? 이번에 합의한 '잘못된 조건부 거래' 반드시 철회돼야 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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