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민주당 혁신파,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11/18 [06:37]

민주당 혁신파,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11/18 [06:37]

더불어 민주당 비명(혁신)계로 지칭되는 -많은 국민으로부터 의식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국회의원 4명이 "원칙과 상식"을 바탕으로 민주당 혁신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 같다. 그들의 주장이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이재명 대표한테는 '우이독경' 아닐까 싶다.

윤영찬 의원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 "개딸 등 팬덤과 결별하라" 촉구하고, 친명계로 불리고 있는 김두관 의원이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수용할 확률은 0%라고 하는 게 정답이라고 본다. 사법 리스크의 허들을 결코 넘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5선인 이상민 의원이 국회의원 4명이 정풍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장에 함께 하지 않은 이유는 "이재명 대표는 어떠한 건설적인 제안을 하더라도 전혀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비명계의 기자회견은 "탈당을 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다" 라고 하는게 대다수 정치전문가의 분석인 것 같다. 오래전부터 '수박'이라고 불리는 그들 지역구에서 친명계 원외인사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 외에 비명계에서 더 많은 국회의원이 이들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 하는데 대해서는 예측이 쉽지 않다고 본다. 다만 필자가 볼 때 그 인원은 소수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표의 현란한 화술에 "혹시 나는 공천받을지 모른다"는 희망 섞인 기대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시간이 경과하면 '아차~' 하면서 후회로 바뀔 것으로 예측해 본다.

이재명 대표가 어떤 성향인지 겪고 분석했다면 결과를 보다 쉽고 빠르게 예측할 것 같은데, 막상 당사자 입장에 서게 되면 아주 적은 가능성조차 자신한테 유리하게 확대 재생산하려는 심리적 경향으로 인해 그런 판단을 하지 않을까 싶다.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 대부분은 일반인조차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예측할 때도 정작 자신은 이런저런 요행과 경우의 수를 대입해 가면서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분석하려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본다. 마치 로또의 1등 당첨을 기대하는 것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 공천"이라는 민주적 제도를 명분삼아 아주 공명정대한 경선을 보장한다고 주장하겠지만 그것을 액면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여서 나중에 뒤통수 맞고 땅을 치며 후회할 것으로 한번 더 강조한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탔던 배가 이미 부두를 떠난 후라는 걸 경고해 주고 싶다.

따라서 비명계 의원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를 가급적 빨리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권유한다. 조응천 의원 주장처럼 자신들의 처지가 "도마 위의 생선"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게 현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오랫동안 DJ 곁에서 민주당을 지켜봐 왔던 한 사람이기에 더불어 민주당이 사당화 길로 일탈하면서 점점 나락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이럴 때 절실하게 소환이 필요한 문구는 DJ의 "행동하는 양심" 아닐까 싶다.

지금의 고통스러운 혁신의 몸부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재정립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해서 혁신계 의원을 비롯한 의식 있는 민주 인사들의 빠른 결단과 실행을 기대해 본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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