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운명, 정말 있는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7/27 [06:33]

운명, 정말 있는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7/27 [06:33]

어떤 사람들은 운명을 믿으면서 자신의 삶을 거기에 맞게 흘러가도록 받아들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자유의지에 의해 삶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철학적, 종교적, 문화적 차이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본다. 아울러 운명의 존재 여부는 개인의 믿음과 신념에 따라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일 운명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리고 운명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결과를 운명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상황을 수용하고 적응하며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명이 예측 가능하다면 예견된 상황에 대비하여 준비할 수도 있다. 특히 운명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인생의 변화와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교훈과 성장을 끌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운명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자유의지를 갖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이 경우, 우리는 자신의 목표와 가치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즉 삶의 주도권을 갖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 또한 져야 한다.

어떠한 입장을 가지든 즉 운명을 믿건 또는 자유의지를 강조하건 우리는 삶의 여러 상황에 대처하고 선택을 내리는데 자유롭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선택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내적인 만족과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타인의 운명이나 선택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가지며 상호 작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가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책임지면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향해 관심과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다보면 간혹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난관을 겪게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극복해 내기 보다 '사주팔자' 운운하면서 운명론의 늪에 빠져 헤매기도 한다. 젊은 연인이 불행을 전제로 상대방을 만나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 좋았던 감정이 불만으로 변질돼 티격태격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처음에 안 보이던 단점이 대들보처럼 크게 다가오기 때문 아닐까 싶다.

▲     ©송면규

 

우리 어머니들이 흔히 내뱉는 "아이고 내 팔자야~" 이런 푸념은 상대적 약자, 수동적 위치에 있을 때 하는 말이지 요즘 같은 남녀 평등 시대에는 사라져야 할 불필요한 문화 아닐까 생각된다. 남자 혼자 일해서 가족을 부양할 때 사용하던 '가장'이라는 단어 또한 맞벌이가 당연시되는 요즘에도 적당한 것인지 한번 따져볼 일이다. 특히 가부장 중심의 문화들이 움츠러드는 등 모든 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일화가 있다. 경찰서에 갇혀 있는 자식의 석방을 위한 어머니의 지성스런 기도 덕분에 풀려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는 자기의 기도가 성취됐다고 너무 기뻐했는데 그만 그 자식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낙담하면서 "참, 하느님도 무심하시다" 푸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운명일까?

언급했듯이 어떤 일을 하다 난관에 부딪히게 되면 헤쳐 나가겠다면서 끈질기게 노력 하기보다 사주팔자 앞세우면서 운명론에 빠지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게 과연 옳은 걸까?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어려운 것이니까 내게 기회가 온 거다. 모처럼 찾아온 좋은 기회를 변화의 지렛대로 활용해 보자" 다짐하는 배짱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전에 등장하는 아무리 좋은 글귀도 내가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 없다고 본다. 따라서 특히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운명론 따위에 시간을 허비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가수의 노래가사 처럼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 라며 주먹 불끈 쥐고 포효하면서 당당하게 운명을 헤쳐나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해 본다. 산마루를 쳐다 보면서 달리다 보면 마치 산 정상이 가깝게 있는 것처럼 보이듯 시간이 지나면 어려운 일도 점차 풀려가는게 인생사 아닐까 싶다.

우리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고를 갖고 세상을 대하는 것이다" 하면서 자신감을 강조하셨던 법정 스님의 말씀이 새삼 와 닿는다. 따라서 마음의 근력을 단련하고 강하게 키워야 한다. 그래야 자신감 있게 거친 세상을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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