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우리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8/11/01 [09:33]

우리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8/11/01 [09:33]

우리는 1970년대 한미 관계와 미국정치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소위 '코리아게이트'를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코리아게이트'는 1976년에 '워싱턴포스트'가 한국 정부의 미국 정관계 인사 매수 사실을 특종 보도하면서 불거진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주역은 당시 나름 성공했다고 하는 재미 교포 김한조 씨와 박동선 씨입니다.

그들은 당시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박정희 정권의 로비스트로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와 국회의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그것을 취소시키려 노력했던 사람들입니다.

사건이 불거지자 미국 하원이 청문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뇌물 제공이 사실로 들어났습니다. 당시 박동선 씨는 미국 하원 조사위원회 청문회에 나가 증언하는 대가로 형사 처분을 면제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한조 씨는 '로비활동이 조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애국 행위였다'고 주장하면서 증언을 거부해서, 결국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사업은 완전히 망했고 혼자 쓸쓸하게 빈손으로 귀국했습니다.

귀국한 그는 한국 정부와 국민이 자신의 애국심을 높이 평가해줄 것으로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은 '코리아게이트'관련 언론보도를 철저히 통제해 버립니다. 그리고 그는 빈소도 차려지지 않은채 쓸쓸하게 생을 마감합니다.

그렇다면 김한조 씨가 미국 청문회 증언을 거부하고 유죄선고를 받은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하고 자책했을까? 아니면 자신이 진정한 애국자였다는 자부심을 끝까지 견지했을까? 많이 궁금합니다.

자, 만약 그런 상황이 내게 부닥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박동선 씨의 길을 걸을까? 아니면 김한조 씨의 길을 택할까?

독자 여러분께서 같이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 가져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서, 오늘 칼럼으로 게재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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