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공포의 균형' 시작되는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5/12 [07:25]

'공포의 균형' 시작되는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5/12 [07:25]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미국, 일본이 삼각공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팀을 꾸리면서 서로를 향해 독설을 퍼붓기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을 띠고 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국을 다녀갔다. 북핵 문제 등 양국 간 여러 현안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런 것들이 신냉전체제 돌입 신호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이제 본격적인 신냉전체제에 돌입했다"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대만을 반드시 접수하겠다" 천명한 시진핑 체제가 지속되는 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불안감이 우리 주변을 멤 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발언을 두고 여러 말들이 무성한 걸 보면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중국과 관계 설정을 확실하게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조선시대에 원나라, 명나라 또 구한말시기 청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줄서기해야 했던 걸 생각하면 약소국의 슬픈 운명을 아프게 되새김질하게 된다.

지금까지 처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의 등거리 외교를 이제는 미국이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우리 정부에 계속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런 시기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등장해서 한번씩 내뱉는 장기판 훈수꾼 같은 주장은 수용하기도 외면하기도 힘든 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 아닐까 싶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힘없는 대한민국을 소화하면서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하는 집권 세력과 풍전등화 같은 난맥에서 탈출구를 모색해야 하는 야당의 격한 부딪힘이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중국의 대만 공격을 가상한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는 요즘 우리 정치권 마저 편을 갈라 서로를 향해 삿대질 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구한말의 줄서기 상황을 다시 소환하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지금 미국 쪽에 줄 서는 걸 결정하고 있는 것 같은 현 정부가 만일 힘의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기울게 된다면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후세는 또 어떤 평가를 할까? 깊은 고뇌가 요구된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괘념치 않겠다는 듯 여의도 정치권은 벌써 내년 총선에 돌입한 것 같다. 의원들마다 내뱉는 언어가 국가 미래보다는 자신들을 홍보하고 포장하기 위한 총선용 미사여구 같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69석의 거대 야당과 생산적 논의를 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는 윤 대통령의 고충스런 집권 1년 소회는 십분 이해된다. 이재명 대표 사법처리만 스킵해 준다면 만사형통일 것 같은데, 그렇게 할 수도 없는 게 현실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을 '계륵'이라고

▲     ©송면규

 하면 맞는 걸까.

이래저래 임기 1년차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 질 것 같다. 동남풍을 불러일으킨 '공명'의 지혜를 빌어와서라도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지혜롭게 대처해 주길 기대해 본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