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성직자의 저주 기도, 어떻게 봐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2/11/16 [10:30]

성직자의 저주 기도, 어떻게 봐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2/11/16 [10:30]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위해 탑승한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위해 기도했다"는 뉴스를 접한 많은 국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을 것 같다. 그것도 당사자가 다름아닌 성직자라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대한성공회 김규돈 신부,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가 바로 그들이다. 김 신부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박 신부는 "윤 전용기 추락 기원"이라는 내용의 기도를 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그들의 저주 기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기 때문인지 윤 대통령은 4박 6일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다. 기도 효험이 없었음을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 조차도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섬뜩한 문구를 그것도 성직자라는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저주 기도를 했다는 걸 우리 국민은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

가관인 것은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인 박홍표 신부가 "누군가 십자가를 졌어야 한다"면서 "숙청당한 기분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면서 "교회가 그를 내팽개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 쓰다보니 참담하다"면서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들의 정치 신념과 동떨어져있다고 생각되면 사안에 따라 건전한 방법으로 비판하면 될 텐데 어떻게 저주 퍼부을 생각을 했는지 많이 안쓰럽다. 성직자까지 막말하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성직자라는 사람들 조차도 아주 못된 편가르기 팬덤 문화의 틀안에 꽉갇혀 있지 않나 싶어 마음 아프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이 속해 있는 집단은 과연 정상적일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에 대한 징계 조치를 보면 "그들이 맡고 있는 직을 면한다"고 한 것 같다. 그 말은 여론이 조금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다시 직에 복귀시키겠다는 의도 다름 아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종교인 양심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이런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성공회 및 천주교 지도부는 그들을 즉각 파면 조치해야 한다. 아무리 그들이 회개하고 반성 기도를 수백번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네 속담이 이것을 잘 증명하고 있다. 만일 김수환 추기경께서 이런 광경을 목격한다면 뭐라 하실지 궁금하다.

어쩌다 사람들의 영성 치유를 해준다고 하는 성직자라는 사람들조차 잠자던 소도 깜짝 놀라 일어날 이런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 되지 않는다.

누구 말마따나 정말 지구의 종말이 가까와서 그런건가? 슬픈 마음으로 아침을 연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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