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블러핑 전략" 위험한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2/11/07 [10:10]

"블러핑 전략" 위험한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2/11/07 [10:10]

블러핑은 "허풍떤다, 허세부린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협잡'에 가깝게 해석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흔히 게임할 때 패가 않좋은데 좋은척 연기해서 상대를 기권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사마의 vs 제갈량" 전투가 블러핑 전술의 좋은 사례 아닐까 싶다. 서성 전투에서 사마의 15만 대군을 겨우 2,500 군사로 제갈량이 허세를 부렸으니 말이다.

기록을 보면 사마의는 오랜동안 제갈량이 어떻게 계략을 꾸미는지 꾸준히 봐왔기 때문에 제갈량이 보여준 허세가 블러핑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제갈량이 허세를 부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블러핑은 잘 사용하면 자신보다 높은 패를 가진 상대방으로 하여금 지레 겁먹고 기권시켜서 승리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허세에 넘어가지 않을 경우에는 레이스한 만큼 털려 버리는 위험성이 높은 전략이다.

게임이론의 대가로 불리는 '로버트 오먼' 교수는 게임에서 최고의 전략 중 하나로 불러핑을 꼽고 있다. 블러핑 전략은 단순히 포커 게임 같은데서만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승부가 벌어지는 모든 곳에서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전략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요즘 북한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핵 실험, 미사일 발사 같은 벼랑 끝 전술을 "블러핑 전략의 일환으로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덧붙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어준을 계속 방치하는 걸 두고 "한동훈 차도살인" 전략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을 블러핑 전술 중 하나로 본다면 조금 억지스러운 걸까?

그래서인지 "영원한 적군, 아군이 없는게 세상 이치, 특히 여의도 정치에서"라고 강조하던 어느 선배의 말씀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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