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정치인의 목표, 오직 '당선'일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2/10/03 [11:11]

정치인의 목표, 오직 '당선'일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2/10/03 [11:11]

요즘 국민의힘 내분과 민주당 팬덤 현상을 보면서 입법기관이라 불리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의견을 소신있게 표출하기보다 소위 힘있는 사람 눈치보는 경향이 짙다"는 세간 소문이 꽤 나도는 것 같다.

스스로 헌법기관이라며 목에 힘주는 국회의원이 소신 보다 힘 있는 사람한테 민망하게 조아리는 이유는 뭘까? "민주당은 1인 정당 같다" 비아냥이 나돈지는 이미 오래된 얘기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차기 총선에서의 공천 때문이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힘에서 오랜기간 동안 벌어지고 있는 내분도 속을 들여다보면 차기 공천권 때문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국민과 당원 눈총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뭔가에 골똘하는 모습이 보기 민망하다.

그래서 "국회의원은 당선되면 차기 총선을 바라보며 산다"는 말이 회자되는지도 모른다. 보좌관, 비서관 등 비서진을 10명 가깝게 거느린 소왕국 대장 노릇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참 맛을 모를 것 같다. '노룩 패스'를 연상하면 조금 쉽게 와닿지 않을까 싶다.

이런 현상은 단지 국회의원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선출직 공직자에게 공통으로 적용된다고 본다. 후보 때 유권자를 향한 잠시의 굽신거림은 임기 동안 황금색 완장으로 보상해 주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잠시 눈을 돌려 덴마크 의사당을 향해 본다. 그들은 대부분 BMW(버스, 지하철, 도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보좌관이 1, 2 명에 불과하다. 스스로 도서관에 틀어박혀 공부하기 때문에 다음 총선에 나설 때쯤이면 대부분 녹초가 된다고 한다.

의정활동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재선에 도전하는 걸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자신의 임기 동안 선출해 준 국민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정말 멋지지 않은가.

이렇게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덴마크 의원들한테서 고성 지르며 삿대질하는 동물 국회 모습을 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공부하지 않고 비서진에 의지한 질문을 하다 보니 생뚱맞은 코미디마저 연출되지 않은가 싶다.

군인들 펜티 논쟁이 한 사례다. 한 번이라도 자료를 꼼꼼히 살펴봤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너무 수준 낮은 질문이다. 이런 의원들은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걸러내야 하는데 팬덤 현상이 이런 의원들마저 적극 방어해 줄 것 같아 걱정이다.

이게 현재 우리 정치 수준이다. 그래서 그런 수준 이하 질문도 거리낌 없이 하고 해당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또 그런 내용이 공중파 등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나 싶다.

유권자가 변하지 않으면 공직에 진출하는 사람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내편 네 편 구분하는 수준낮은 팬덤 문화 우리에 갖히지 말고 올바른 가치관 갖고 있는 선량을 선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차기 총선에서는 국회의원들을 검증해서 국민 기대에 미달된다고 판단되는 의원 명단을 공개하는 공정하고 역량있는 건전한 시민단체가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더 나아가 해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전개했으면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복'인 정치인이 "오직 당선"만을 위해 생뚱맞은 짓 하지 않고 또 못난 정치인 소리 듣지 않으면서 최소한 유권자의 눈치라도 보는 수준으로 발전해 가지 않을까 싶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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