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일반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인정의 욕구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기사입력  2022/05/24 [10:44]

이제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다. 그리고 매년 여름철이면 노인들이 무더운 뙤약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시다 일사병으로 입원하거나 심할 경우 사망했다는 마음 아픈 뉴스를 간혹 접하게 된다.

옛날과 달리 요즘에는 밥 세끼 먹지 못해 노인들까지 뙤약볕에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궁핍한 농촌 가정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왜 노인들은 자식들이 이구동성으로 잔소리처럼 얘기하는 "이제 일 그만하시고 쉬라"는 얘기를 귓전으로 흘려듣고 한여름 뙤약볕에 논으로 밭으로 향하시는 걸까.

심리학자들은 그것을 "인정의 욕구"라고 해석하는데 인정의 욕구는 "타인에게서 자신의 존재 가치 따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라고 해석되고 있다.

필자 지인 중에 중소기업 대표가 있다. 그는 매일 퇴근할 때면 힘들고 지쳐 맥이 풀린다면서 이제 그만 일하고 자식한테 회사를 넘겨 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이면 여지없이 쳇바퀴 돌 듯 자기도 모르게 자동차 시동을 걸고 있다며 겸연쩍게 웃는다. 그러다 70대 중반이 되면 보다 일찍 과감하게 결단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할 것 같다고 한다.

그걸 알면서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그것은 가난한 배고픔의 시대를 거치며 성장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 50, 60대가 워커홀릭의 늪에서 헉헉대고 있지만 정작 자식들의 생각은 딴 판인 것 같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부모를 향해 "그렇게 살지 말라" 주문하고 있다.

"밥을 먹고 있으면서도 배가 고프다"는 말이 있듯이 설사 재정적으로 안정된 상태라 하더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언론매체에서 강연자 마다 "일에서 해방하라"며 여러 탈출 비법을 설명하면서 여유로운 노년의 삶을 강조하지만 대부분 그런 것은 배부른 자의 넋두리에 불과하다며 스킵해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세상의 자식들이여!

허리 구부정한 우리 부모가 지팡이에 힘든 몸 의지하며 무더운 여름 햇볕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에 논밭을 향하더라도 너무 핀잔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 시골에서 어른들이 잔뜩 싸들고 오시는 반찬거리 등 때로는 별 소용없는 자질구레한 것일지라도 인정의 욕구 때문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받아주는 자식들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어르신들이 이런 방식으로라도 존재감 표출을 통해 자신의 삶에 조금이나마 자긍심 갖고 사실 수 있도록 폭넓게 이해하고 소화하는 자식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배너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블로그 밴드
기사입력: 2022/05/24 [10:44]  최종편집: ⓒ 코리안투데이
 
 
광고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