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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전략공천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0/03/04 [14:09]

이언주, 전략공천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0/03/04 [14:09]

이언주(통합당)의원의 부산 중·영도구 전략공천 문제를 놓고 정치권 반응이 매우 뜨거운 것 같습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그녀에게 전략공천 약속을 했다는 소문이 세간에 나돌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라가 어려울 적에 팔 걷어붙이고 싸운 사람과 수수방관한 사람은 차이를 둬야 하는 것 아닌가"하면서 "부산에서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하라고 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전략공천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모양입니다.

 

해당 지역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은 -벌써 여의도를 떠났어야 할 인물이지만- 그녀의 전략공천 문제를 '옳다고 보기 힘든 공천 방침'이라 비난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오랜 기간 표갈이 하던 곽규택 (예비)후보는 삭발하고 국회에서 '이언주! 경선하자'1인 시위 벌이고, 부산 청년 정치인들도 그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다는 소식입니다.

 

장제원 의원도 그녀를 향해 "통합에 잉크도 마르기 전 경거망동 삼가고 자중하라"며 비판에 가세하고 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마저 소속 정당을 여러 번 바꾸면서 제대로 된 해명 하지 않았다면서 '당적이 우표도 아닌데 왜 그리 많이 모았나' '그 사이에 한 것이라곤 머리를 민 것 밖엔 없다'며 '머리 밀었다고 공천을 주는가'비꼬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공천문제는 공관위 소관이고 불출마한 사람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주장하면서 "공관위도 아니면서 막후정치 하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라고 반박하지만 그녀의 주장에 공감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이언주 전략공천' 언급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부산 영도가 여당 텃밭인 험지냐.야당 텃밭에 전략공천이라는 게 말이되는가. 그러면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게 맞다"고 논평합니다.

 

다른 많은 정치평론가들 또한 비슷한 논평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수 차례 당적 이동은 부산영도 공천 획득을 목표에 두고 사전에 짜놓은 각본에 맞게 끊임없이 전략적 투쟁하면서 여전사의 모습을 연출했다고 논평합니다.

 

아시다시피, 이언주 의원은 지난 2017년 7월에 여성급식 노동자들을 향해 "학교 급식 노동자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또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 '미친 X' 온 국민이 경악할 독설로 그들로부터 "이언주, 그분은 밥먹을 자격이 없는 분 같아요"라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삭발하고 문 정권 타도에 앞장선 듯한 행동을 했다며 김 위원장이 전략공천 운운 한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19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경기 광명(을)에서 연거푸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찍어 준 주민들의 뜻과 다르게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가 바른미래당을 거쳐 전진당을 창당했다가 지금은 통합당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4년간 정치 공과에 대해 지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게 선출직 공직자의 기본 자세입니다. 당선이 어렵다고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다는 게 과연 책임 정치에 맞는 건지 궁금합니다. '민주주의 = 책임정치'라는 근본을 흔드는 중차대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더 늦기 전에 자진해서 자신을 2번이나 당선시켜 준 광명으로 리턴해야 합니다. 계속 억지 부린다면 김형오 공관위는 컷오프시키던지 최소한 부산 중·영도구를 경선지역으로 공표해야 합니다. 그것이 통합당 창당 정신에 맞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종로에서 출마선언했다가 황교안 대표에게 양보하는 미덕액션 취하고 영등포로 출마지역 옮겨 놓고 후보가 확정된 통합당을 향해 '문정권 심판하려면 양보하라' 주장하고 있는 이정현 의원의 속보이는 전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공정하지 않은 완장은 그 순간 의미를 상실한다'는 교훈을 전합니다. 김형오 공관위의 공정한 완장 행사를 기대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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