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자유한국당)은 하고많은 사례 중 왜 하필 아들 얘기를 끄집어냈을까.? 강연 준비조차 제대로 못 한 채 강단에 섰던 건 아닐까.? 아들을 의혹의 수렁에 빠뜨린 이는. 누구? 아무튼 누구도 아닌 (황교안)본인 이였다.!
취업 비리와 병역 특혜 의혹. 물론 황 대표는 이런 의혹들을 죄다 “턱도 없는 소리”로 치부한다. 정말 ‘턱도 없는 소리’일까? 그렇지 않다. 의혹의 전말을 시공간적으로 재구성해보자. 그러면 누구든 한두 가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황교안 아들 의혹’ 제기는 ‘턱 있는 소리’인 것이다.
아들의 부대 사령관과 황교안 40여 일 후. 2009년 10월 말경. 신병교육대를 수료한 황 대표의 아들은 일주일 대기 끝에 전북에서 대구로 이동한다. 전북에서 대구로 자대 배치되는 건 드문 경우다. 배치된 곳은 이철휘 대장이 지휘관인 제2작전사령부. 이때 황 대표 아들의 주특기가 바뀐다. 일반 보병에서 물자저장관리병으로. 편한 보직이다. 누가 봐도 그렇다.
보병’->‘물자관리병’->‘PC운용병’. 이렇게 더더욱 편한 보직으로 옮기며 군 생활을 마친 황 대표의 아들은 2012년 1월 대학 졸업을 한 달 앞두고 KT에 입사한다. 배치받은 곳은 마케팅 부서였다.
월 1억 보수 팽개치고 나온 이유? 아, 바로 그거!
황 대표가 태평양을 나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관 내정이 약속돼 있어서 정부 출범 한두 달 앞두고 태평양을 나온 건 아닐는지.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황도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기록(2012년 8월19일)’이 그것이다.
이 기록을 입수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 전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정호성 전 비서관이 모여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과 관련해 논의하던 중 황 대표가 언급된 것으로 확인된다. 적어도 대선 넉 달 전 박 전 대통령 측이 황 대표를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특혜’ 아니라 우연’ 혹은 ‘운명’일 뿐? 외려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의혹의 전부를 부인한다. 단 한 가지도 사실이 아니란다. 황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그의 아들을 둘러싼 일들은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우연(coincidence)’ 혹은 ‘운명(運命)’이 되고 만다.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전북에서 대구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 배치받게 됐고,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주특기가 물자관리병으로 바뀌었으며,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보직이 PC운용병으로 변경됐다가, 아버지기 법무부장관이 되려는 그때 또다시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마케팅부서에서 법무팀으로 전보됐다는 얘기인가. 인간의 뇌는 우연과 운명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대부분 인과관계로 그 일의 전말을 파악하려 든다.
어떤 일이나 사건 앞에서 ‘이것이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발생했을 거야’ 이런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이가 있을까. 황 대표의 의혹 부인, 이것을 풀어 말하면 이런 얘기가 될 것이다.
아들이 누린 것들은 인과관계에 의한 ‘특혜’가 아니다. 단지 ‘우연’과 ‘운명’의 덕을 봤을 뿐이다. ‘우연’은 ‘인과(因果)’보다 확률이 훨씬 떨어진다. ‘운명’은 ‘인과’에 비해 객관성과 논리성이 크게 결여된다. 그렇다면 황 대표는 한갓 낮은 확률과 비논리성에 터 잡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러니 청년들과 취준생을 둔 부모들이 화를 낼 수밖에. 제기된 의혹을 ‘우연’과 ‘운명’이 아닌 ‘인과’로 설명하고 풀어낼 책임은 황 대표에게 있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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