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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아들 관련 의혹 부인, 우연으로 봐 달라는 얘긴가 ?

김진혁기자 | 기사입력 2019/06/27 [08:02]

황교안 아들 관련 의혹 부인, 우연으로 봐 달라는 얘긴가 ?

김진혁기자 | 입력 : 2019/06/27 [08:02]

황교안 대표(자유한국당)은 하고많은 사례 중 왜 하필 아들 얘기를 끄집어냈을까.?

강연 준비조차 제대로 못 한 채 강단에 섰던 건 아닐까.?

아들을 의혹의 수렁에 빠뜨린 이는. 누구? 아무튼 누구도 아닌 (황교안)본인 이였다.!

▲ 자유한국당 항교안대표     ©김진혁기자


[코리안투데이]김진혁기자 = 황 대표는 ‘우리 아들은 스펙이 엉망인데도 대기업 여러 곳에 합격했다’며 하하하 웃었다. 그것도 취업 문제에 극도로 예민한 청년들 앞에서. 비단 청년들뿐이었을까. 취준생을 자식으로 둔 이 땅의 부모들 역시 그의 말과 웃음소리를 반복해서 곱씹어야 했다. 그러니 얼마 전 제기됐던 ‘황교안 아들 취업 비리와 병역 특혜 의혹’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취업 비리와 병역 특혜 의혹. 물론 황 대표는 이런 의혹들을 죄다 “턱도 없는 소리”로 치부한다. 정말 ‘턱도 없는 소리’일까? 그렇지 않다. 의혹의 전말을 시공간적으로 재구성해보자. 그러면 누구든 한두 가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황교안 아들 의혹’ 제기는 ‘턱 있는 소리’인 것이다.


먼저 병역 특혜 의혹. 2009년 8월 황 대표의 근무지가 창원에서 대구로 바뀐다. 창원지검장에서 대구고검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이때 황 대표의 아들(당시 연세대 4학년)은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황 대표가 대구에 둥지를 튼 다음 달, 이철휘 중장은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제2작전사령관이 돼 그 또한 대구로 부임한다. 이때 황 대표 아들은 35사단 신병교육대(전북 임실)로 입대한다.

 

 

아들의 부대 사령관과 황교안

40여 일 후. 2009년 10월 말경. 신병교육대를 수료한 황 대표의 아들은 일주일 대기 끝에 전북에서 대구로 이동한다. 전북에서 대구로 자대 배치되는 건 드문 경우다. 배치된 곳은 이철휘 대장이 지휘관인 제2작전사령부. 이때 황 대표 아들의 주특기가 바뀐다. 일반 보병에서 물자저장관리병으로. 편한 보직이다. 누가 봐도 그렇다.


2009년 말 즈음. 황 대표는 대구 지역 유지들 가운데 기독교인을 추려 모임을 만드는 일에 착수한다. 이른바 ‘대구기독CEO클럽’. 황 대표 아들이 복무하는 부대의 사령관인 이철휘 대장도 이 모임에 참여한다. 그리고 2010년, 황 대표와 이 사령관은 이 클럽의 공동회장이 된다. 바로 이때다. 황 대표 아들의 보직이 또다시 변경된다. 물자저장관리병에서 행정PC운용병으로. 더 편한 보직으로 옮긴 것이다. 누가 봐도 ‘꿀보직’이다.

 

보병’->‘물자관리병’->‘PC운용병’. 이렇게 더더욱 편한 보직으로 옮기며 군 생활을 마친 황 대표의 아들은 2012년 1월 대학 졸업을 한 달 앞두고 KT에 입사한다. 배치받은 곳은 마케팅 부서였다.

 


황 대표의 아들이 KT에 입사할 당시 황 대표는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였다. 부산고검장에서 물러난 직후였다. 그런데 2013년 1월 황 대표는 돌연 법무법인을 나온다. 태평양에서 16개월 근무하며 받은 급여는 16억 원. 월 1억 원에 해당한다. 이토록 많은 보수를 챙겨준 곳을 팽개치고 나온 이유가 뭘까? 추론이 가능하다.

 

월 1억 보수 팽개치고 나온 이유? 아, 바로 그거!


우선 황 대표가 태평양을 나온 시점(2013년 1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인수위’가 꾸려지던 시기였다. 당시 하마평이 넘쳐났다. 누구누구는 휴대전화를 끼고 밤을 새웠을 그런 때였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2013년 2월)하자마자 법무부장관이 된다.

 

황 대표가 태평양을 나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관 내정이 약속돼 있어서 정부 출범 한두 달 앞두고 태평양을 나온 건 아닐는지.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황도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기록(2012년 8월19일)’이 그것이다.

 

이 기록을 입수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 전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정호성 전 비서관이 모여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과 관련해 논의하던 중 황 대표가 언급된 것으로 확인된다. 적어도 대선 넉 달 전 박 전 대통령 측이 황 대표를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가 꾸려지고 황 대표가 법무법인 태평양을 사퇴할 즈음 황 대표 아들의 신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마케팅 부서에서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긴다. 흔하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상식의 선상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전보다. KT 내부에서 이런 인사가 단행된 직후 황 대표는 법무부장관 자리에 오른다. 단순한 우연일까? 그저 오비이락일까?

 

 

‘특혜’ 아니라 우연’ 혹은 ‘운명’일 뿐?

외려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의혹의 전부를 부인한다. 단 한 가지도 사실이 아니란다. 황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그의 아들을 둘러싼 일들은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우연(coincidence)’ 혹은 ‘운명(運命)’이 되고 만다.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전북에서 대구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 배치받게 됐고,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주특기가 물자관리병으로 바뀌었으며,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보직이 PC운용병으로 변경됐다가, 아버지기 법무부장관이 되려는 그때 또다시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마케팅부서에서 법무팀으로 전보됐다는 얘기인가. 인간의 뇌는 우연과 운명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대부분 인과관계로 그 일의 전말을 파악하려 든다.

 

어떤 일이나 사건 앞에서 ‘이것이 우연히 아니면 운명적으로 발생했을 거야’ 이런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이가 있을까. 황 대표의 의혹 부인, 이것을 풀어 말하면 이런 얘기가 될 것이다.

 

아들이 누린 것들은 인과관계에 의한 ‘특혜’가 아니다. 단지 ‘우연’과 ‘운명’의 덕을 봤을 뿐이다. ‘우연’은 ‘인과(因果)’보다 확률이 훨씬 떨어진다. ‘운명’은 ‘인과’에 비해 객관성과 논리성이 크게 결여된다. 그렇다면 황 대표는 한갓 낮은 확률과 비논리성에 터 잡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러니 청년들과 취준생을 둔 부모들이 화를 낼 수밖에. 제기된 의혹을 ‘우연’과 ‘운명’이 아닌 ‘인과’로 설명하고 풀어낼 책임은 황 대표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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