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8/08/28 [22:08]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8/08/28 [22:08]

 

우리는 '사물을 바라볼 때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설명을 한다'는 것을 교과서에서 배웠습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부위에 따라 다르게 설명하듯이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같은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는가 하면, 여성과 남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공무원과 민간인 등 수없이 많은 분야에서 각기 서로 다른 의견을 '우후죽순'처럼 내놓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또 다른 시각이 양립하기도 합니다.

 

각자 주장하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름 근거가 있고 공감되는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각자가 자기 입장에서의 주장만을 고집하다보면 자칫 문제 해결이 요원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아직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 그렇다'는 비판에도 많은 소위 지식인들이 TV 등 언론을 통해 각자 자기 주장이 옳다고 침튀기며 우기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상대방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경청하기 보다는 자기 주장에 능숙한 모습을 많이 목격합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경청하기보다는 내가 주장할 내용을 요약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 의견은 건성으로 듣고 내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다보니 대화의 촛점이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또 때로는 상대방 대화를 끊고 자기 의견을 말하는 실례를 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작고하신 법정 스님과 관련된 일화를 지금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대화할 때 귀와 눈을 상대방을 향해 몰입하시면서 리액션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감히 끼어들기 어려울 정도로 경청하시는 모습이 경건하게 보였다는 후문입니다. 정말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할 귀한 실천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도덕이든 욕망이든 선입견과 편견의 잣대를 버려야 사회현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수십년 일해서 한 푼도 안쓰고 저축해도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살 수 없는 더러운 세상!' 이렇게 세상을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도덕주의자로서 세상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는 이바지할지 모르지만 부동산 투자에는 성공할 수 없다는 걸 나중에 깨닫게 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규정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관점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대부분 도덕적 관점을 우선해서 사회현상을 바라보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는 치명적인 사고의 결함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매주 토요일마다 여러 주장을 하면서 광화문거리를 군가를 부르며 행진하는 소위 '태극기부대' 사람들도 나름 자신들의 잣대로 가장 큰 애국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거리의 시민들은 그 사람들로 인해 교통체증과 큰 소음에 눈살을 찌푸립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외눈박이 시각이 여러 계층과 분야에 상존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또 '모든  걸 시장에 맡겨라'하면서 시장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반시장주의적인 정책을 아주 쉽게 내놓는 걸 봅니다. 심지어 그들은 아주 역설적이게도 가장 반시장적인 공간에서 그런 발언을 합니다. 실예로 대학의 많은 경제학과 교수들이 시장주의를 외칩니다. 그런데 정작 자기는 철저히 시장과 분리되어 입시제도와 교육정책에 의해 보호되는 상아탑 안에 갇혀 있습니다.

 

또 노동자에게는 노동유연성을 강조하면서 교수 임기는 연구의 안전성을 위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65세까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왜 3D업종을 기피하느냐? 하면서 정작 자기 자식은 손에 물 묻히는 일조차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얼마나 이중적인 행태입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지식인, 사회지도층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고등학교 교사의 두 딸이 이과, 문과에서 전교 1등한 걸 두고 서울시교육청에서 감사관을 파견하는 이해하기 힘든 이러한 일탈 행위들이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 우리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깊이 병들어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건강성 회복을 위한 빠른 치유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불편하고 속상하지만 그냥 이해하고 견디겠다' 하지 말고 주장을 하고 힘을 결집해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도래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뒤켠에서 불평 불만하는 것으로 머문다면, 사회는 전혀 변하지 않게 됩니다. '국가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주권의식을 주문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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