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유신론자' '무신론자'에 관하여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8/05/29 [15:44]

'유신론자' '무신론자'에 관하여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8/05/29 [15:44]

 오늘은 다소 조심스런 내용입니다만, '유신론자''무신론자'에 관해 생각해봅니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는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습니다. 먼저 유신론자의 세계에서는 '신'이 실재한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신은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보고 보호하며 또 말을 건넨다고 생각합니다. 유신론자의 세계에서 신은 망상이 아니라 실재로 존재하며, 인간의 삶에 구체적이고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반면 무신론자의 세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신론자의 세계에서 신은 없습니다. 나의 세계에도 신이라는 용어가 있고, 관련된 문학이 있고, 교회나 사찰이 있겠지만 어떤 초월적 존재로서의 신이 실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를 지켜보고 보호하며 말을 건네는 무엇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는 물질과 인과법칙의 작용으로 움직일 뿐이라고 해석합니다.

 

영국 명문 공립 대학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가 특정 신을 믿는 유신론자 보다 더 똑똑하다"고 6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 뉴스가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사유를 '유신론자들은 직감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유신론자의 세계와 무신론자의 세계 중 실제 세계를 더 정확히 서술하는 세계관은 무엇인가?

 

만일 당신이 확고한 유신론자이거나 무신론자라면 당연히 '이것'이라고 분명히 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입니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를 우리는 '지평'이라고 부릅니다. 즉, 지평은 나의 범위인 동시에 세계의 범위인 것 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각자의 지평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 종교의 형편은 어떨까요? 조계종 총무원장은 '숨겨놓은 자식이 있느니, 어떠니 하고 있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은 태평양 바다를 건너오면서 힘들었는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안타깝게도 '세상이 종교를 걱정해야 한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무신론자이건 유신론자이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기도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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