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자이가르닉 효과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4/01/25 [07:19]

자이가르닉 효과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4/01/25 [07:19]

▲ 송면규     ©

 

 '자이가르닉 효과'는 "마치지 못한 일 또는 완료하지 않은 일들이 사람의 마음 속에 남아 계속해서 생각되고 지워지지 않는 현상"을 의미하며, 19세기 러시아 심리학자인 '볼레마 자이가르닉'이 주창했다.

특히 이 현상은 업무, 공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완료되지 않은 일에 대한 주의를 계속해서 끌어당겨서 사람들이 그 일을 마치려고 노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이 궁금해할 장면에서 "TV 드라마 회차를 끝내는 것" 같은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이용해서 업무나 공부 계획을 세우고 완료되지 않은 일을 명확하게 기록하면, 그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한 동기부여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4.10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내홍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당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같다.

호사가들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과의 관계를 두고 저마다 이런저런 입방아 찧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이번 충돌에서 누가 이겼을까" 소설을 쓰기도 한다. 특히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서천 화재현장 방문한 것을 두고 언론까지 유튜버처럼 논평하는 것은 보기에 조금 민망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오래전 부터 줄곧 30% 대 부근에서 변화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이 치러진다면 "여당 필패는 거의 확실하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등장하는 용어가 '자이가르닉 효과' 아닌가 싶다. 특검법, 이태원 사건,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리저리 아무리 궁리해도 원만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해결사로 등장한 인물이 '한동훈' 아닌가 싶다.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다소 티격거림은 있을지 몰라도- "한동훈을 내치는 상황은 오지 않는다"는 게 필자 판단이다. "30%대 갇힌 대통령 지지율, 총선 이길 만능열쇠는 한동훈"이라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보다 더 심한 자이가르닉 늪에 빠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만일 총선일까지 지휘봉을 잡는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vs 이재명" 구도로 전선을 펼칠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은 뒷전으로 사라지고 '피고인 이재명'이 수면 위로 급부상한다는 걸 민주당 전략팀이 모를 리 없다고 본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 이재명 대표가 2선으로 물러 앉을지 지켜보면서 이번 총선을 관전하는 것도 큰 재미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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