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Gag' 같은 민주당 혁신위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6/21 [17:47]

'Gag' 같은 민주당 혁신위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6/21 [17:47]

더불어민주당이 마침내 혁신위원회를 출범하고 나름 힘차게 닻을 올린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 대부분이 혀를 차는 걸 보면 뭔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임명되기도 전에 생뚱맞은 돈봉투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김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돈봉투 사건, 코인 사건을 혁신위 단두대에 올리겠다"고 한 것 같다.

▲     ©송면규

 

민주당 혁신 대상 1호가 이재명 대표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을 스킵하는 대담함을 보면서 "대체 어떤 걸 혁신하겠다고 하는건지 많이 헷갈린다"며 여의도 호사가들이 입방아를 찧고 있다.

혁신이라는 용어는 사용하는 게 부담될 정도로 다소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껍데기를 벗겨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정도의 각오와 다짐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결코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본다.

그런데 멀쩡한 당을 혁신을 해야 하는 지경으로 몰아넣은 당사자가 대표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을 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아니고 뭘까 싶다. 게그 소재로나 필요할 것 같은 상황극이 어쩌다 민의 요람이라고 하는 국회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지 많이 안타깝다.

혁신위원으로 임명된 사람들 면면을 보면 "이재명 수호대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친명계 중심으로 포진한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실은 어떤 사람을 임명하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 심한 것 아닌가 싶다. 염치를 가졌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일 이재명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자신의 불체포 특권 포기 발언을 하지 않고 차라리 김은경 혁신위에서 발표하도록 전략적 배려를 했더라면 조금 이나마 혁신위 명분이 서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쨋튼 김은경 혁신위는 닻을 올렸다. "나는 정치권에 빚이 없는 사람" 이라는 김 위원장의 주장처럼 민주당을 조금이라도 변화시켜 주길 기대해 본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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