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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 만들어내는 인지편향적 오류에 대한 이야기

농협세종교육원 정산례 교수 | 기사입력 2023/05/19 [11:41]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인지편향적 오류에 대한 이야기

농협세종교육원 정산례 교수 | 입력 : 2023/05/19 [11:41]

우리의 마음속에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 판단의 왜곡이나 기억을 우리는 ‘인지편향’이라고 부른다. 인지편향은 직감적으로 빠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반면에 비합리저긴 생각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그렇지 않고 합리적인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의 기억이나 판단 같은 인지는 선입관등으로 인하여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예를들어 30년 전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고 가정해보면 기억이 동일한 부분보다 서로의 기억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혈액형으로 사람을 구분하려 한다든지, 누구나 이야기하는 MBTI로 상대방 읽기 등이 편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A형인 사람에게서 A형의 특징을 찾으려 노력하고 B형의 사람에게서는 B형의 특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1978년 사회심리학자인 마크 스나이더는 확증편향을 조사하는 실험을 통해 삿전에 외향적인 사람의 특징을 알게되면 외형성을 확인하는 질문을, 내향직인 인물의 특징을 알게되면 내향성을 확인하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맞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점을 치면 자신의 성격이나 고민을 제대로 맞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바넘효과’라는 인지편향의 힘일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 1914~2000)가 1949년에 실시한 실험에서 대학에서 심리학 수업을 수강하는 교육생 39명에게 성격진단테스트를 받게하고 개별적으로 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실은 그 결과는 모두 같은 내용으로 포러가 점성술 서적등에 있는 내용을 조합해서 누구에게나 해당될 만한 글을 작성한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결과에 적인 내용들을 조합해 누구에게나 해당될 만한 글을 작성한 것이다. 학생들은 결과에 적인 내용이 자신에게 해당된다고 느낀정도를 0~5점의 6단계로 평가하게 했더니 평균점이 4.3으로 4점 이하라고 답한 학생은 5명뿐 이었다고 한다. 

 

‘생존자 편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직종에 종사하든 뛰어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종종 영업이나 운동, 공부하는 방법 등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직접 듣고 똑같이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말 될까? 우리는 성공에만 집착해서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성공한 것에 대한 분석은 끝없이 이루어 지지만 실패한 것에대한 사례는 전혀 찾아볼 수 가 없다. 분석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는 ‘생존자 편향’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인지 편향은 ‘사후확신편향’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뒤에 그 일을 사전에 예측했다고 착각하는 경향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어’라는 것이 사후 확신 편향인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레몬을 떠올리지 말아라 하면 레몬이, 북극곰을 떠올리지 말아라 하면 북극곰이 떠오르는 것도 인지 편향이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인지 편향은 ‘이 정도면 괜찮다’ ‘아직 위험하지 않다’ 라는 믿음이다. 2018년 6월 28일~7월 8일 서일본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여 관측사상 1위가 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그중 가장 피해가컷던 오카야마현 마비정의 이재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결과 100명 중 42명이 대피하지 않고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피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금까지 재해를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 2층으로 피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 밖이 더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 80% 이상을 차지 했다.  

 

인간은 모두 무의식 인지 편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은 6개월 이상 지켜보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지도 모른다. 삶을 살아가면서 작은 오핵가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만들기도 한다.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우리의 말과 행동에 늘 『역지사지』가 함께하면 어떨까?

 

인지편향으로 인한 오해와 편견이 가득한 내로남불의 시대를 넘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삶의 질이 높아지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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