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이재명 & 민주당" 어떻게 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1/30 [08:01]

"이재명 & 민주당" 어떻게 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1/30 [08:01]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토요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서 12시간 넘게 "대장동, 위례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후 이 대표는 "검사가 기소방침을 정해 놓고 정치를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한 것 같다.

이번 검찰 출두 과정에서 특이한 점을 찾는다면 지난번 성남지청 출두 당시 지지층 결집을 통해 마치 대선 출정식 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상당히 변화된 연출을 시도한 것 같다.

사법절차를 정치적 이슈로 몰고 가려는 듯한 이재명 대표! 아울러 감히 누구도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공권력(검찰)을 그냥 무시해 버리는 배짱! 어떤 전략가가 이 대표 주변에 있는지 모르지만 "나름 대단하다" 생각된다.

이 대표 언행을 보면 마치 검찰 조사를 앞두고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연희동 골목 성명 발표 후 곧바로 자신의 고향으로 낙향해 잠자다 새벽에 붙들려와서 수감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 모습이 연상된다.

특히 검찰조사를 대비해 자신이 미리 작성한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해 놓고 "거기에 내가 할 답변이 다 들어있다" 는 식의 막무가내는 -상식여부에 관계없이- 나름 무릎을 칠만한 계략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라는 독설을 통해 자신은 "단지 대선에 패배했기 때문에 탄압받는다"면서 방탄 프레임으로 엮어가려는 전략이 다소 유치해 보이지만 나름 자신이 사는 길이라 생각하지 않나 싶다.

전 현직 대통령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던 걸 감안하면 역대 누구도 감히 시도해 본 적 없는 것 같은 이재명 대표의 특유한 검찰 대응방식(조작수사 주장만 반복)은 향후 많은 피의자가 공권력을 무시하는 사례로 악용될 것 같아 씁쓸하다.

어쨌든 임기 초반의 힘센 정권과 대항하면서 다소 무모할 것 같은 삿대질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많이 궁금하다. 이런 걸 두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러한 이재명 대표의 전략을 비웃기라도 하듯 문재인 전 대통령 주변에서 지난 정권 빅 3(총리를 지낸 3명)를 중심으로 양산골에서 포스트 이재명을 준비하며 물밑 작업하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과 상왕 노릇이 필요할 것 같은 문 전 대통령 간 공감 속에 양산골 모의가 이재명 대표한테는 시꺼먼 먹구름이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는 검찰조사를 오로지 정적제거 운운하며 자신에 대한 탄압이라 우기면서 대표 사퇴를 끝까지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어떤 결말이 도출될지 지켜볼 일이다.

어쨌든 상식있는 국민 다수와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해결하겠다는 이 대표의 앞날이 많이 우려된다. 설사 그렇더라도 이재명 대표의 똥배짱만큼은 평가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머잖아 이재명 시대가 저물고 본격적으로 혼돈의 시대에 접어들 것 같은 민주당! 조속히 새로운 항로를 찾아 순항하길 기대해 본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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