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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위기 상황의 연속.

황세웅 | 기사입력 2014/02/17 [08:56]

인생은 위기 상황의 연속.

황세웅 | 입력 : 2014/02/17 [08:56]
▲     Your Plan vs. Reality © 황세웅 기자
 

자료출처 : Dorsey Wright Money Management 공식 블로그

http://systematicrelativestrength.com/2013/11/12/your-plan-vs-reality/

 

위 그림은 Dorsey Wright Money Management 공식 블로그에 실려 있는 그림이다. 이 회사는 사람들의 자금을 관리해주는 회사로 아마도 우리의 인생이 처음에 계획한 것처럼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수 있으니 전문가인 자신들의 도움을 받아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필자는 얼마 전 이 그림을 누군가 밴드에 올려서 보게 되었는데 혼자서 실소를 흘리면서 한참 동안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었다. 이 그림을 보면서 회한 섞인 한숨과 실없는 미소가 뒤섞여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현재 필자가 처해있는 상황이 이 그림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으로 16년간 일하다가 4년 전에 그만두고 현재 교수로 생활하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숭고한 경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지만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대학교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교수가 되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면서 희희낙락 즐겁게 살 줄 알았다. 공직을 그만두고 나와서 얼마 동안은 실제로 내가 꿈꿔 왔던 것처럼 살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행복의 순간은 잠시였고 머지않아 고난이 시작되었다.

 

필자가 들어갈 때만해도 조용했던 학교는 노조가 설립되어 학교 측과 격렬히 싸우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학교의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학력자원이 줄어들어 2020년이 되면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대학정원을 초과하게 되고,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문을 닫는 대학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연일 교수들에게 학생취업률을 높이라고 독촉하고 있다. 취업률이 낮으면 대학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직 때는 전혀 걱정해 본 적이 없는 ‘직업 안정성(Job Security)’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런데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올 초에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줄 거라고 해서 안사람을 시켜서 조그만 사업을 하나 시작했는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도와준다고 했던 사람들이 말을 바꾸었고, 밖에서 볼 때는 간단해 보였던 사업이 안에 들어가서 보니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었다. 내가 이걸 왜 시작했나 하는 후회가 절로 들었다. 분명 처음 시작할 때는 상단의 그림처럼 순탄할 것만 같았는데 현실은 하단의 그림처럼 수많은 난관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필자는 국내에서 최초로 ‘위기협상론’이라는 책을 저술하고 10년째 위기협상 교육을 시켜오고 있는데 필자가 만약 위기협상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 숱한 위기상황들 중 하나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인생의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 필자만이 아닌 것 같다. 각종 통계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는 ‘위기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9월 세계 자살 방지의 날을 맞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세계 자살율은 60%나 증가했다. 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사망자의 1.5%에 해당하는 100만 명이 자살함으로써 하루 평균 3,000명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특히, 25세 미만 인구의 경우 사망 원인 중 3위가 자살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20년에는 연간 자살수가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자살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2년까지만 해도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6.8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24위에 머물렀으나 1990년대 후반 이후 ‘구제금융사태’(IMF 위기)를 거치면서 자살자가 급증하여 1998년에는 18.4명, 2003년에는 23.8명을 기록해 일본, 헝가리, 핀란드 등을 제치고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율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OECD가 발간한 ‘2011년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만 명당 자살율은 28.4명(2009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자살율(11.88명)의 약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자살이 급증하면서 자살이 한국인의 사망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아져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자살자수는 15,413명으로 1일 평균 42.4명(34분에 1명꼴)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대비 19.3%가 증가한 수치이다. 전년 대비하여 10대 이후 전 연령층에서 자살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10대가 40.7%, 30대가 26.9%, 50대가 24.9%의 순으로 증가하였다. 20-30대의 경우 사망원인 1순위가 자살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지난 7년간 연속으로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높은 자살률과 함께 이혼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1년 내 이혼하는 부부가 47%를 넘는다고 한다. 조기 이혼과 함께 요즘은 황혼이혼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처럼 개인과 가정이 많은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런 사정은 우리 사회의 다른 부분에 잇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학교에서는 왕따와 폭력, 직장에서는 노사갈등, 국가적으로는 정책갈등 등으로 국가 전체가 위기상황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답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고, 완전한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필자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위기협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위기협상’이 현 상황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위기협상기법을 익혀서 위기상황에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국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위기상황이 많이 개선될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지는 앞으로 차차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런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가 복잡 미묘한 것이니 만큼 이것을 풀어가는 방식도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깨달음은 많은 시간을 지나 아주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올 수 있고, 여기에서 설명하는 여러 가지 기법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실제로 그것을 해보려고 하면 매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내를 가지고 따라오다 보면 그동안의 문제해결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하다보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수원여대 보건행정과 교수
- 경찰청 대테러센터 협상전문위원
- 경기경찰청 인권위원
- 한국법최면수사연구회 자문교수
- 수원 서부, 남부경찰서 청소년선도심사위원
저서 : 위기협상론, 퍼펙트 경찰영어, 민간보안론, 위기의 네모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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